50인 이상 실외 마스크 전면 해제 발표
50인 이상 실외 마스크 전면 해제 발표

(서울=연합뉴스) 김승두 기자 = 백경란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청장)이 23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 관련 및 대규모 항체 양성률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22.9.23 kimsdoo@yna.co.kr

(서울=연합뉴스) 다음 주부터는 실외 어디에서든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23일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코로나19 재유행의 고비를 확연히 넘어서고 있다"면서 오는 26일부터 실외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를 전면 해제한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지난 5월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1년여 만에 중단하면서 집회와 행사, 공연, 스포츠 관람 등 50인 이상의 대규모 행사 등을 예외로 남겨뒀는데 이번에 이것까지 푼 것이다. 지난 4월 사회적 거리두기를 중단한 데 이어 마스크 착용 의무까지 단계적으로 해제하는 것은 코로나 사태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2만9천108명으로 집계됐다. 결코 적은 숫자는 아니지만 지난 3월 정점 당시의 하루 확진자 62만 명대, 지난달의 10만 명대와 비교하면 훨씬 나은 상황이다. 정부는 겨울철 재유행 가능성과 독감 환자 증가 등을 고려해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는 당분간 유지할 방침이다.

코로나의 기세가 한풀 꺾였다는 것은 정부의 코로나19 항체 양성률 조사에서도 확인됐다. 국민 약 1만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조사에서는 대상자의 약 97%가 백신 접종과 자연 감염으로 항체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러스가 적당한 숙주를 찾기 어렵게 됐고, 따라서 유행 가능성이 이전보다 낮아졌다는 뜻이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도 지난달 코로나 유행의 "끝이 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3년간 전 세계를 미증유의 공중보건 위기로 몰아놓은 코로나가 마침내 퇴각 조짐을 보이면서 출구 전략을 본격화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셈이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이 내년 봄쯤에 엔데믹(풍토병화)으로 바뀔 것으로 보고 있다. 완전한 일상 회복을 위한 로드맵을 차분히 준비하는 동시에 혹시 모를 상황 변화에는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응해야 한다. 지구 온난화 등으로 인류에 대한 바이러스의 공격이 더욱 잦아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이번 코로나 사태의 경험과 노하우를 토대로 방역과 의료 체계도 꼼꼼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

다만 한 가지 걱정스러운 점은 방심이다. 코로나 사태가 종착역을 향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아직 긴장을 풀 때는 아니다. 이번 코로나 사태에서도 여러 번 겪은 것처럼 방심은 공중 보건의 최대 적이다. 방역 관련 규제가 풀리면서 사회 전반에 코로나 사태를 지난 일로 여기는 듯한 분위기가 퍼지면 바이러스는 반격을 시작할 것이다. 당장 항체가 있더라도 유지 기간은 수개월에 불과하고, 바이러스 또한 끊임없는 변이를 통해 항체를 무력화할 새로운 무기를 들고나오고 있다. 재감염자가 많다는 것은 항체가 완벽하지도, 영구적이지도 않다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바이러스가 해이해진 마음의 틈바구니를 파고들면 폭발적인 재유행은 순식간이다. 정부가 상황에 맞게 규제를 풀되 국민들의 경계심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메시지 관리에도 신경을 써야 하는 이유이다. 국민 개개인은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손 씻기와 환기, 기침 예절과 같은 개인위생 수칙을 철저히 준수해주길 당부한다. 실내에서는 마스크를 꼭 착용하고 실외에서도 밀접, 밀집 상황인 경우 가급적 마스크를 쓰길 바란다. 이번 겨울에는 코로나와 독감이 함께 유행하는 '트윈데믹'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민관이 힘을 합쳐 슬기롭게 대처하면 마지막일지 모를 이번 고비도 큰 피해 없이 넘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