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런 애쓰모글루 매사추세츠공과대(MIT) 교수가 7일(현지시간) "한국은 과점화된 권력구조를 깨야 진정한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애쓰모글루 교수는 이날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에서 열리고 있는 '2023 전미경제학회 연례총회(ASSA)'에 참석해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애쓰모글루 교수는 윤석열 정부의 노동·교육·연금 등 3대 개혁과 관련해 "중요한 과제이지만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노동개혁이 민주주의에 매우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21세기에 맞춰 변화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노조를 없애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며 "한국은 교육 분야에서 성공적인 성과를 이룩한 국가이기 때문에 노동 분야를 교육을 통해 개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애쓰모글루 교수는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 시절 감명 깊게 읽은 것으로 알려진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라는 책의 저자다. 지난해 9월 마지막으로 한국을 찾았던 그는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이런 점을 토대로 윤석열 정부가 실패하지 않기 위한 가장 큰 과제에 대한 질문을 던지자 이같이 답변했다.
3년 전에는 '좁은 회랑(The Narrow Corridor)'이라는 저서를 통해 국가와 사회의 힘이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균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좁은 회랑'은 이상적인 상태로 가는 길은 좁다고 설명한 책이다. 애쓰모글루 교수는 팬데믹(전염병의 대유행) 이후 이런 균형점을 찾는 것이 더 어려워졌기 때문에 '더 좁은(narrower) 회랑'에 직면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매우 효율적으로 민주화를 이룬 국가이며 상당히 많은 분야를 개방했지만 전부 개방한 것은 아니다"며 "여전히 과점화된 구조(oligopolistic structures) 속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를 좀 더 개방적인 시스템으로 바꿔나가야 한다"며 "노동 분야뿐만 아니라 자본 분야에도 해당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점화된 권력 구조는 앞으로 한국이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진정한 민주화를 이루기 위해서 당면한 가장 큰 장애물"이라고 강조했다.
[뉴올리언스/특별취재팀=김명수 논설실장, 박용범·윤원섭·김인오 뉴욕 특파원, 강계만 워싱턴 특파원, 진영태 기자·사진/한주형 기자]